평등한 시대.
지식의 상향 평준화.
발달된 미디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래서 그럴까 더욱 만연하는 열등감.
컴퓨터, 전화 등이 전국민에게 보급된 것처럼 방송이라는 것도 연예인의 전유물에서 서서히 전국민에게 보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개인 생방송이나 유튜브 녹화방송 등으로 그 모습이 드러나고 있죠.
이러한 모습과 함께 유명인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저의 생각은 논란을 일으킨 유명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입니다.
평소 행실이 안 좋았거나, 안 좋았던 행실이 밝혀지지 않았던 사람의 실체가 폭로되면서 논란거리를 하나 터뜨리면 수많은 악플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악인의 천인공노할 만행이 세상에 밝혀지고
그 악인이 만인에게 비난받고 몰락하면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위와 같은 정의의 구현은 악인이 명백한 악인이라는 전제가 있을 경우에만 정확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아무리 미디어가 잘 발달했다고 할지라도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라면 정확히 알기 힘든 것이 인간의 일입니다.
소위 나락갔다라고 표현되는 유명인들이 논란이 터졌을 당시의 악플을 보면 온갖 비난과 조롱이 넘쳐납니다. 논란의 당사자가 모든 것은 인정하고 사과하면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끔씩 반전이 일어나 욕을 먹던 사람이 무고한 사람이었던 경우도 있습니다.
수많은 악플들을 남겼던 사람들은 사과 한 마디없이 조용히 사라지고 없죠.
모든이가 댓글을 달지는 않습니다. 댓글을 다는 모든이가 악플을 달지도 않죠.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 악플을 남기는 사람들은 왠지 분노에 가득차 있는 것 같습니다.
무지성으로 악플을 다는 사람은 논외로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 악플을 남기는 사람들은 평소 그 사람을 이미 아니꼽게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논란이 터지기 전
^^ 잘 먹고 잘 사네?^^
하나만 걸려라~^^
논란이 터진 후
평소 그렇게 눈여겨 보진 않았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당신은 욕을 먹어 마땅하군요?
욕하겠습니다.
떵떵거리며 잘 먹고 잘 살던 것도 이젠 끝이겠구나 후련해!!!!
아주 지극히 제 주관적이며 일반화의 오류를 엄청나게 범하고 있는 글입니다.
오류 투성이지만 이 포스팅을 하고 싶다고 마음 먹었던 이유는 요 최근에 터진 이슈들의 댓글들을 보면서 답답함이 많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먼저, 2020년쯤인가 2019년쯤에 유튜버들이 뒷광고나 주작 관련 논란으로 여럿 나락으로 가고 있던 시기 그 초기에 나락으로 갔던 야생마라는 유튜버의 최근 영상에서 들은 말이 기억났습니다.
당시 자신이 시청자들을 속이는 잘못을 했지만 그것 하나 때문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 당해버렸다며 논란이 터졌을 당시에 아주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 땐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제가 즐겨보던 아프리카 tv의 BJ와꾸대장봉준과 BJ오메킴이 여성BJ와 음주방송을 하며 농담을 하던 도중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인 유관순 열사를 언급하며 모욕적인 발언합니다. 당시 방송을 보던 제 입장에선 유관순 열사를 작정하고 의도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한 것이 아닌 오버하다가 나온 실수란 것을 알 수 있었으나 대화의 맥락상 명백히 모욕적인 발언임은 반박이 불가했습니다.
그들은 뒤늦게 시청자들의 항의에 심각성을 깨닫고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사과영상을 올립니다.
여기까지는 그들의 명백한 잘못이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었으나, 방송사고 다음날 사이버 렉카라고 불리는 이슈 전문 유튜버들의 영상에 그들의 이슈가 올라오고 거기에 적힌 댓글들을 보니 참 갑갑했습니다.
두 BJ가 독립투사를 모욕한 것은 평소 사상이 불순하고, 인성이 저급했기 때문에 그 결과물로써 당연히 이런 사건이 터진 것이며, 역시 아프리카BJ는 믿고 거른다는 식의 반응들이었습니다.
저는 그 BJ들을 알게 된 지는 몇 년 안 됐지만, 그 동안 봐온 영상에서 그들이 평소 얼마나 조심하며 방송을 해왔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의 실수는 자기도 모르게 저지르는 것이며, 저지른 후에는 자신이 도대체 왜 그랬지 라고 후회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곤 다음엔 더 조심해야겠다며 스스로를 추스르고 나아가 더 단단해지며 성장하는 거죠.
그런데 이걸 무슨 정신심리학적 원리에 입각한 정신 감정을 한 것마냥 평소 사상, 사고방식, 주변환경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나온 합리적인 결과물이라고 저 사람은 쓰레기다 라고 매장하는 듯한 흐름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제가 보던 BJ봉준은 이제 희대의 쓰레기가 되었습니다.
아 물론, 이슈 유튜버들이 본 논란과는 상관이 없으나 참고하라며 BJ봉준이 과거 SNS에 불순한 용어를 여러차례 반복하여 사용하는 등의 문제있는 행동을 했던 기록을 보여주었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BJ봉준을 욕할 순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BJ봉준을 처음 보기 시작한 때부터 봉준은 철저히 광대로서 조금이라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과 행동은 싹을 잘라버리는 모습을 보이며 나름 착실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과거 행적을 들춘 것은 착실하게 살고 있는 사람을 이 기회에 매장시키기 위한 불 속에 기름을 붓는 행동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가장 핫한 머니게임의 BJ파이의 2시간짜리 해명 영상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었습니다. 파이는 머니게임에서 다른 여성 출연자들과 함께 욕먹을 만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여성 출연자들과는 다르게 끝까지 고개를 숙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2021년 5월 24일 22시 44분경부터 개인 생방송을 시작하여 2시간 가량의 해명 영상을 공개합니다.
파이가 고개를 숙이지 않은 것은 나름의 논리가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고 저는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갈등에서 저마다의 논리라는 것은 무시 못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늦은 밤이었고, 대부분 녹취록 공개라서 장시간 들어야 하는 피로함 때문에 집중이 잘 되진 않았지만 대략적으로 알아들은 바로는 자신이 남들에게 온갖 욕을 처먹는 행동을 했던 이유는 머니게임 제작자들의 불공정한 게임 진행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쌓이다가 터졌기 때문이었고, 머니게임 종료 이후에도 여성 출연자들이 욕을 먹는 쪽으로 편집이 계속되었기 때문에 편집에 개입했다는 것과(이 부분은 더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자신에 대한 루머 등에 대해서 해명했습니다.
파이는 자존심이 강하고, 한 성깔하는 사람인 것 같지만 그렇다고 머리가 나쁜 사람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소속사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홀로 그 해명영상을 제작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나름의 논리를 갖고 누가 들어도 타당성을 인정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하고 해명 영상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영상의 내용을 들은 저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을 느꼈고, 이런 논란과 해명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이슈 유튜버들이 공정하게 정리해 줄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슈왕님이 먼저 영상을 올려놨길래 영상과 함께 댓글을 확인해봤습니다. 솔직히 이슈왕님에게 실망했습니다. 이슈왕의 의견은 딱히 해명 영상의 정리는 불필요한 것 같고, 여전히 파이가 혼자만의 정신세계에 빠져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있다는 식이었습니다. (이 때 이슈왕님의 영상 제작 방식이 조금은 감이 잡혔습니다. 이슈를 객관적으로 정리하여 알려주기 보단 댓글들에 나온 반응에 따르는 영상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댓글들에도 영상에 나온 주요 해명에 대한 내용은 없고, 주로 남성 출연자들에 대한 찬양, 파이에 대한 새로운 조롱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지간하면 한 명쯤은 장문으로 분석글을 적어놓을 법한데 없더라고요 )
파이를 옹호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파이의 해명 영상의 요지는 어떤 것들이며, 그것들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따져주는 영상이길 바랬는데...
아직 뻑가님 영상은 뜨지 않은 상태인데, 뻑가님까지 그런식이면 그냥 더 이상 이런 피곤한 생각 안 하고 마음을 비운 채 제 인생에나 집중할랍니다.
아무튼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많은 사람들이 분노에 가득 차있는 것 같고, 그것을 해소할 먹이가 던져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