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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새콤달콤, 달달하게 시작해 씁쓸하게 생각해보면 더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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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로코 영화가 한 편 떴더군요.

 

장기용과 채수빈, 크리스탈이 출연합니다. 

처음엔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영화더군요. 

 

대충 설명 글을 읽어보니,

한 연인이 사귀다가 사정이 생겨 장거리 연애를 하다보니 현실적인 고난을 겪게 되면서 서서히 멀어지게 된다는 내용으로 아주 흔한 전개의 로맨스 코메디 영화인 것 같았습니다. 

 

장기용과 채수빈이 커플이고, 크리스탈이 장기용을 흔드는 존재입니다.

 

[스포일러 포함 내용 요약]

장혁은 B형 간염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병원에서 간호사 다은을 만나 반하게 됩니다. 

 

다은은 아무도 면회 오지 않고, 주변에서 다가가길 꺼려하는 환자 장혁을 열심히 간호해줍니다. 

 

장혁은 날이 갈수록 다은에게 더 빠져들고, 다은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합니다. 

 

다은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다은도 장혁을 혁이 오빠라고 부르며 점점 가까워집니다. 

 

어느덧, 장혁은 퇴원하게 되고, 더 이상 다은을 만날 수 있는 껀덕지가 없어져서 상심합니다. 

 

그러다 결국 다시 병원으로 가서 다은을 찾습니다. 하필 다은은 그날 몸이 안 좋아 집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다은이 보이지 않아서 실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은을 만난 방법으로 물색하다 간호사 데스크에서 다은의 연락처 가운데 번호까지 알아내는데 성공합니다. (몰래 알아내려다 다른 간호사에게 들켜서 번호를 다 보지는 못 함.)

 

나머지 번호를 알아내기 위해서 장혁은 4자리 숫자의 모든 경우의 수를 조합하여 혼신의 노력 끝에 결국엔 다은과의 통화 연결에 성공합니다.

 

장혁의 전화에 다은은 어떻게 장혁인 것을 알았는지 "혁이 오빠?"라고 말합니다.

 

전화를 걸기만 하고 아무말도 못 하고 있던 장혁은 다은의 그 한마디에 당황하지만 용기 내어 다은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합니다. 

 

다은은 장혁에게 지금 자기 집으로 오겠냐고 물어봤고, 장혁은 그 길로 단숨에 아빠차를 훔쳐 다은에게로 향합니다. 

 

그렇게 다은과 장혁은 사귀기 시작했고, 함께 제주도 여행을 약속하기도 합니다.

 

제주도 여행 전, 다은과 장혁은 커플티를 맞추려 했는데 뚱뚱한 장혁에게 맞는 사이즈가 없어 커플티 구매에 실패합니다. 다은은 누차 괜찮다고 하지만, 이미 장혁은 수치심과 함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갔습니다. 

 

장혁은 선언합니다. 우리 내년에도 제주도에 갑시다. 그 땐 내가 살을 완전히 쏙 빼서 달라진 사람이 되겠다 라고 말이죠.

 

장면이 전환되면서, 

아침에 조깅을 하고 있는, 탄탄한 몸매의 장혁이 보입니다. 

 

장혁은 다은과 함께 살며 다정하고 가정적인 모습으로 달달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장혁의 회사 부장이 대기업 파견직에 장혁을 추천합니다. 

 

부장은 비록 비정규직 파견이긴하지만 계약 기간에 장혁의 실력을 잘 발휘하면 정규직 계약이 될 수도 있다는 말로 장혁을 설득합니다.

 

장혁은 제안을 받아드리고, 서울로 파견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다은과는 인천과 서울을 오가며 장거리 연애를 하기로 합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된다고 보면 됩니다. 근데 좀 뻔한...

 

장혁이 파견가서 일하게 된 곳에는 보영이라는 예쁜 동기가 있었고, 함께 야근을 밥먹듯이 합니다.

 

돈 많이 주는 대기업이라 그만큼 업무도 빡센 것이었죠. 

 

장혁은 다은을 위해 야근 후에도 억지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울에서 인천까지 퇴근하고, 다시 아침에 인천에서 서울까지 출근합니다. (저는 절대 못 합니다)

 

처음엔 사랑과 열정을 불태우며 버티던 장혁이었지만, 점점 체력의 밑천이 드러나며 다은을 만나러 가는 것이 사랑이 아닌 의무감에 의한 것으로 변해갑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다은과 갈등이 생기고, 한편으론 직장에서 치명적인 매력으로 자신을 흔드는 보영과 하루 죙일 야근을 하기까지 합니다. 

 

갈등이 잦아지다 결국 큰 건이 터져서 다은과 크게 다투고 사실상 이별을 한 장혁은 평소 미묘하게 끌리던 보영에게 마음을 엽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파견 계약 기간이 끝납니다.

 

장혁과 보영의 피나는 노력으로 일구어 낸 결과물은 다른 정규직들의 공로로 넘어가고, 정규직 전환에 대한 얘기는 일언방구도 없었습니다. 

 

장혁은 원래 직장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보영은 유학을 가겠다고 합니다. 

 

보영은 장혁과 그리 깊은 관계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장혁은 카카오톡 프로필 목록에서 다은의 프로필을 보고 놀랍니다. 

 

자신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했었는데, 다은의 프로필에 'Christmas in JEJU' 라고 적혀있는 것이었습니다.

 

장혁은 이것을 보고 다은이 자신에게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 생각하고 재빨리 서울에서 인천공항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합니다. 

 

장혁의 생각이 맞았던 것일까요? 

 

인천공항에서 홀로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다은이 보였습니다. 

 

장혁은 얼른 택시에서 내려 다은에게로 달려갑니다. 

 

다은은 달려오는 장혁을 발견하곤 웃으며 손을 흔듭니다.

 

두 사람은 다시 재결합하는 것일까요? 라고 생각하고 있는 순간 장혁은 달려오던 다른 사람과 부딪혀 넘어집니다. 

 

뭔가 있는 겁니다. 확실히. 근데 그게 뭔지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초반부에 감초역할인 줄 알았던, 다은에게 추근대던 그 뚱뚱이 의사가 다은의 마음을 얻은 건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영화의 뻔한 전개와 다은의 해맑은 미소, 장혁의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순진한 미소로 보아 분명 뭔가 있을 건데...

 

[반전]

손을 흔들고 있는 다은에게 달려가던 장혁은 누군가와 부딪혀 넘어지고, 다은은 넘어진 두 사람쪽으로 달려오며 장혁이 아닌 장혁과 부딪혀 넘어진 사람을 부축합니다. 다은에게 새로운 짝이 생긴 것인데,

 

그 새로운 짝은 바로 영화 초반부에 황달로 입원하여 간호사 다은에게 반했던 장혁이었습니다!!!!

 

?????????

 

그 장면을 본 순간 머릿속으로 떠오는 건 시간여행 개념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영화가 막판에 시간 여행을 뜬금없이 처 넣는다고? 

 

그렇게 짧은 생각을 하자마자 영화에선 바로 사건?의 전말을 풀어줍니다. 

 

대부분 이 영화를 뻔한 영화라 생각하고 볼 것입니다. 저 역시도 그랬구요.

그래서 황달로 입원했던 뚱뚱이 장혁이 다은과 사귀게 되면서, 살을 뺀 거고, 시간이 지나 환골탈태하여 탄탄한 몸의 장혁이 된 것을 장면 전환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들인 거죠. 

 

즉, 뚱뚱 장혁= 과거의 장혁, 탄탄 장혁=현재의 장혁쯤으로 착각한 거죠. (착각할 수밖에 없지 ㅋㅋ)

 

사실은 탄탄 장혁이 조깅을 하며 등장하는 씬은 영화 속 시간상으로 뚱뚱 장혁이 황달로 병원에 입원하기 훨씬 전이고,

뚱장이 병원에 입원한 시기는 탄장이 이미 서울로 파견가서 다은과 장거리 연애를 하며 힘겨워하기 시작할 때쯤이었던 것입니다. 

 

뚱장의 이름은 '이 장혁', 탄장의 이름 '장 혁'으로 다은은 이 둘을 모두 '혁이 오빠' 라고 불렀습니다.

 

다은이 뚱장과 탄장 모두 알게 되는 순간부터는 어떻게 스토리들이 끼워맞춰지는지는 영화를 직접 보시는게 이해하기 쉽습니다. 

 

결말은 이장혁과 다은은 제주도로 여행하고, 장혁은 뒤늦게 다시 서울에 있는 보영에게 달려가지만 보영의 마음은 그 정도 깊진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끝납니다. 

 

뻔한 로맨스 코미디물이겠지만, 채수빈과 정수정이라는 배우들을 보는 맛에 그냥 보자하고 별 생각없이 보다가 마지막 반전에 놀랐습니다. 이런 반전은 처음 봐서 아주 만족스러웠고, 뻔한 로코물의 전개에서도 그 안의 디테일과 코믹적 요소들을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사람들의 의견도 훑어봤는데, 좀 씁쓸했던 점이 한 가지 보였습니다. 

다은이 장혁과 이별한 후에, 이장혁과 사귀게 된 이유가 이장혁이 좋아서라기 보단, 장혁이 그리웠기 때문이라는 의견이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영화 초반 : 다은이 이장혁에게 마음을 연 것을 보고, 이 영화 또한 판타지 허상이구나

반전 이후 : 저런 사연이면 다은이 이장혁과 사귀는 것이 판타지는 아니겠구나 

의견을 본 후 : 아 불쌍한 뚱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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