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 적부터 영화를 좋아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많은 영화를 보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제 나이 또래 친구들 중에서 제가 가장 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을 정도였고, 실제로 학교 수업시간에 영화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제가 가장 잘 대답했고, 가장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와 알고 지낸 지 오래된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때 저에게 물어보거나 함께 토론하기도 했습니다. 주로 어떤 영화가 볼만한지 추천을 해달라는 친구들의 요청이 많았습니다.
그런 정도로 영화를 꾸준히 봐왔기 때문에 웬만한 영화들은 조금 진부하게 느껴지거나 흐름이 보여서 어떻게 진행될 것 같다라고 감이 오며 그 감은 대부분 맞아 떨어지곤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한 예상을 깨는 스토리 진행을 보여주는 영화들을 발견하면 기분이 좋습니다. 참신하다고 하죠.
오늘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릴 영화도 아주 참신해서 본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기억나는 영화입니다. 바로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일 때인 2007년도에 나온 작품입니다.
맨 프럼 어스는 제가 봐온 영화 중에서 가장 제작비가 저렴하게 들어간 영화일 거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바보가 아니라면 이 영화를 보고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을지에 대해서는 저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영화 소개인데 이렇게 제작비 타령을 늘어놓는 이유는 바로, 87분이라는 영화의 러닝타임 동안 나오는 촬영장소라고는 집 한 채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출연 배우는 8명 정도가 다이며, 어떠한 특수 효과나 스턴트 액션씬도 없고 그 흔한 회상씬 하나 없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영화의 장르는 굳이 따지자면 SF물입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작가들의 대본비와 배우들 출연료, 촬영장소인 집 정도까지 다 해서 20만 달러 정도의 비용만 들었다고 합니다. 제작비가 이렇게 저렴한 이유는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의 집에 찾아가서 주인공의 인생 얘기를 87분 동안 듣는 것이 영화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스토리를 말씀드리자면, 대학교수인 주인공 존 올드맨이 10년간의 근속 끝에 돌연 퇴직을 하고 이사를 간다는 소식에 동료 교수들이 의아해하며 존의 집에 찾아와서 사연을 묻는 걸로 시작합니다. 존은 대답을 회피하다 집요한 동료들의 물음에 결국 마지못해 자신의 사연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사연을 말하기에 앞서 동료들이 믿지 못할 것을 감안하여 '소설을 써본다면~'이라는 전제를 합니다. 아주 믿기 힘든 이야기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존은 구석기 시대부터 약 1만 4천여년 동안 죽지 않고 늙지도 않고 살아왔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길 것이기 때문에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10년마다 살던 곳에서 도망치듯 다른 곳으로 이주하여 신분을 바꾸어 살아간다고 합니다. 이런 황당무계한 말에 동료들은 어처구니 없어하며 존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증명해보려고 일단은 들어주며 그에게 논리적으로 질문들을 합니다.
동료들의 질문은 존이 말하고 있는 사연이 진짜라면 아주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오래 살아왔다고 하니 과거에 존이 겪었던 일들을 상세하게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어떤 시기에 존은 무얼하고 있었으며 어떻게 살아갔는지 등에 대해서 질문을 했고, 이에 존은 막힘없이 대답했습니다. 그 대답은 허황되지 않았으며 모두 일리있는 답변들이었기 때문에 동료들은 납득하면서도 황당해하고 놀라기도 하고 믿기도 힘들어했습니다.
그리고 질문에 답변을 하던 도중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과 만났던 사연을 얘기해주기도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아주 흥미롭게 들었? 봤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이상의 스토리는 영화를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왓챠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맨 프럼 어스라는 영화는 속된 표현으로 말로만 조지는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몰입감이 장난이 아닙니다. 영화의 러닝타임인 87분 중 단 1분 1초도 지루할 틈이 없이 주인공의 이야기 속에 푹 빠지게 됩니다.
저예산 영화계의 수작인 '맨 프럼 어스'를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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