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는 넷플릭스에 이어 왓챠 서비스까지 추가로 가입하고 결제했습니다. 4인용 결제로 가족들에게 공유도 해줘서 뿌듯했고,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마냥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하지만 웬걸요.. 언제든지 볼 수 있고, 컨텐츠의 숫자가 너무 많아서일까요? 돈 내놓고 이용을 안 합니다 안 해요!! 평일에는 퇴근하고 와서 1일 1포스팅한다고 머리 쥐어짜 내고, 겨우 작성하고 나면 밥 먹으면서 유튜브 보다가, 다 먹으면 롤 티어 올린다고 발악하며 열받다 보면 잘 시간입니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 평일엔 시간이 아주 한정적이니 이것 저것 다 하다 보면, 시간을 많이 잡아 먹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걸 보기 힘드니 이해된다 칩시다. 주말에 봐야지! 아이고 주말에도 반나절 넘게 늦잠 자고 하면서 이래저래 또 넷플릭스나 왓챠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하하하...
이젠 안 되겠습니다. 마침 1일 1포스팅도 소재의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잘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1일 1포스팅을 위한 1일 1영화 감상을 해볼까합니다. 거의 뭐 억지로 영화 보기 수준이라고 봐도 될 듯 합니다. 넷플릭스와 왓챠 플레이를 번갈아가며 결제 비용 본전도 건지고, 1일 1포스팅 소재로도 쓸 겸! 겸사겸사!
말이 '억지로 보기'이지 막상 보면, 영화 중에 재밌는 거 많습니다. 많을 겁니다. 하하! 주로 영화 위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드라마는 너무 기니깐 주말에 쪼금식 본 뒤에 뭉태기로 리뷰를 하든지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을 위해 오늘 억지로 본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공개 중인 톰 행크스 주연의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 후드 (Beautiful Day in the Neighborhood. 2019)'입니다.
한 두어 달 전부터 추천 컨텐츠로 알림이 왔었는데 찜하기만 해놓고 미루다 미루다 오늘 감상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며 평화로운 힐링 영화입니다.
어릴 적 어머니와 가족들을 버리고 떠나간 아버지를 원망하며, 마음 속 깊이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유지하며 살아가던 주인공 로이드 보겔. 로이드의 누나가 결혼하던 날, 가족들을 버리고 떠났던 아버지 제리 보겔이 결혼식에 참석합니다. 로이드는 아버지인 제리를 피하지만, 결국 마주하게 되어 불편한 분위기로 대화를 하다가 참았던 분노가 폭발하고 맙니다.
결혼식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로이드. 로이드는 잡지사 에스콰이어의 유능한 기자입니다. 르포 기사 전문인 모양입니다. 냉소적이며, 시니컬하여 어둡고 독한 기사를 주로 쓰는 그에게 편집장은 갑자기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인 프레디 로저스(톰 행크스)의 인터뷰를 명령합니다.
의아해하던 로이드이지만, 오더가 떨어졌으니 말을 듣습니다. 로이드는 로저스를 찾아가 대화를 나눕니다. 로이드는 로저스와의 대화는 물론, 어린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보고 그는 확실히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로저스의 인터뷰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질문을 하던 로이드는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로저스에게 질문을 받고 자신을 발견합니다. 로이드가 마음 속에 안고 있는 상처가 로저스에게 보였던 것일까요? 로저스는 로이드의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해 주려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직접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믿고 보는 톰 행크스 영화>
'믿고 보는~'이라는 표현을 그리 썩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믿고 봤다가 배신당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톰 행크스의 작품은 꽤 믿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를 모두 다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제 취향에 맞지 않는 작품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제가 여태껏 살면서 본 톰 행크스의 영화들은 다 훌륭했습니다.
뷰티풀 데이 인 네이버 후드는 실존 인물인 프레드 로저스와 한 기자의 인터뷰 내용을 모티브로 만든 실화라고 합니다. 톰 행크스가 프레드 로저스 역할을 아주 잘 소화한 건지는 제가 프레드 로저스를 잘 몰라서 모르겠지만, 톰 행크스의 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제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 줬습니다.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 공감>
극 중의 내용은 아버지에게 버림 받은 아들이 분노를 잠재우고 아버지를 용서하며 가족들이 화합한다는 내용입니다. 저도 가정사 때문에 아버지를 미워합니다. 그래서 주인공 로이드 보겔의 감정에 몰입하며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힘든 시기에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 그리고 아주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가는 어머니를 눈 앞 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로이드.
불쌍한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이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연결되었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용서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생각하면 할 수록 열받는데 여전히 변함없는 아버지의 모습. 저는 주인공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과연 프레드 로저스는 어떻게 로이드 상처를 치유해주는 걸까하며 유심히 봤습니다.
<여러 번 봐야할 영화>
영화를 볼 때, 정보를 캐내려는 태도로 보면 오히려 더 이해가 안 되고, 머리에 안 들어오는 걸까요? 로저스가 로이드에게 해주는 조언들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되돌려가며 보았지만 정확하게 이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머리가 별로 안 좋아서 일까요? 로저스의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의미심장한 것 같은 노래들, 로저스의 말과 행동들 모두 뭔가 있는 것 같은데 솔직히 영화를 다 본 지금까지 잘 정리가 되진 않았습니다. 여러 번 곱씹어 봐야할 영화인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조언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진실된 척 할 수 있지만, 원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스로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화를 내기는 낸다. 어떻게 반응할지를 선택할 뿐이다.
나는 내가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다.
대략적으로 기억나는 대로만 써봤습니다. 정리는 잘 안 되네요. 기회될 때 몇 번 더 봐야될 것 같습니다.
이런 난세에 오랜만에 제 마음에 평온을 주었고, 나와 비슷한 심정의 주인공에게 과몰입하며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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