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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및 이야기

라식 수술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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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라식 수술 사전 상담부터 안구검사까지의 과정에 이어서 수술실에서의 제 기억을 되새겨 보겠습니다. 

 

 상담 후 당일 바로 수술이어서 점심 먹고 다시 오후 2시30분쯤에 병원으로 돌아가서 수술 대기를 했습니다. 수술 환자?들은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에 머리에 헝겊같은 것을 쓰고, 개인 소지품 등을 병원에 있는 사물함에 넣어두고 갑니다.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는 공용 사물함같은 거 였어요)

 

 복장 준비가 다 되면 수술 받을 자들만 넘어갈 수 있는 경계를 넘어가 수술 대기실로 입장합니다. 시야가 흐린 자들이 조심스러 앞사람의 뒷모습만 졸졸 줄이어 따라 들어갑니다. 들어가면 간호사님께서 눈에 마취약을 점안해주십니다. 여느 마취약처럼 자신도 모르는 새에 안구는 마취되고 있었습니다. 마취가 완료되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앞서 들어와있던 자들이 먼저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수술실의 또 다른 편에는 이미 수술이 끝난 자들이 쇼파에 기대어 앉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30분? 1시간? 정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라식 수술 병원의 의사 선생님들은 말이 의사 선생님이지 기계 앞에 앉아서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모습이 흡사 제조 공장의 생산 작업자와 같았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위로 지나가는 물건에 일정 작업을 하는 것마냥, 수술실에 들어 온 환자들을 의사 선생님 앞으로 눕혀 대령하면 뭔가를 하시고 그 환자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 다른 선생님께 가고... 그 의사 선생님은 계속 해서 똑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것 같았습니다.

 

 짧게나마 수술실의 풍경을 감상하다보니 제 차례가 왔습니다. 저를 기다리고 계신 의사 선생님 앞으로 가서 누으니 초록색 광선을 제 눈에 쏘이며 초록빛을 응시하라 했습니다. 그게 동공의 위치를 중앙으로 잡아주는 역할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기분 나쁜 느낌과 함께 제 망막이 동그랗게 레이저로 그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첫 단계가 마무리 되고, 일어서서 걸어서 다음 단계로 갔습니다. 

 

 다음 단계에선 전 단계처럼 눈에 초록빛을 비춰주며 거길 계속 지켜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본격적으로 이전 단계에서 미리 레이저로 그어놓은 망막을 잠수함 뚜껑 열듯 여는 것 같았습니다. (물같은 걸 눈에 뿌려줬던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 합니다..) 망막이 뚜껑 열리듯 열리는 순간 제 시야는 온통 뿌연게 모자이크 처리된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수술이 진행되면 다 됐다고 하십니다. 수술은 한 10분 안에 끝났던 것 같습니다.

 

 전 이 수술이 두 번하고 싶지는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수술 진행 단계마다 초록빛을 쏴주며 계속 그곳을 보라고 했다고 했죠? 이 때 저는 겁이 났습니다. 의외로 눈동자의 움직을 제어하는 게 쉽지가 않다는 걸 수술 도중에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이 팔이나 다리 등을 다쳐서 수술을 할 경우엔 타인이 강제로 움직이지 못 하게 잡아 줄 수 있지만 눈을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제가 신경써서 눈을 움직이 않게 해야만 했고, 그게 괜히 신경써서 그런가 잘 안 되고 눈이 마음 대로 조금씩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간호사님과 의사 선생님께선 수술 도중 몇 번이나 제게 "중앙의 초록빛을 보세요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레이저로 망막을 일정 모양으로 절단하고 있는 건데 제가 만약 잘못 움직여서 레이저로 잘못 그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ㅠㅠ(겁이 많아서리 ㅠㅠ)   

 

 겁은 꽤 먹었지만 수술은 잘 끝나고, 수술실 옆에 있는 안정을 취하는 방의 소파에서 거의 눕듯이 앉아서 안정을 취했습니다. 제 눈은 안구 건조가 심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은 괜찮아 하는 것 같던데 저는 유독 눈이 시큰시큰 거려서 편하게 있지 못 했습니다. 그래도 이 때까진 몰랐습니다. 제가 다음 몇 시간 동안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를...

 

 이 다음 수술 후 관리에 관한 후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마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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