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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영화 및 영상 추천

철인왕후 감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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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왕후를 결국 보게 되다..>

지난 해 12월 tvN 드라마 철인왕후가 최초 방송되었습니다. 대부분 드라마가 그렇듯이 철인왕후 또한 초반부에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 한 듯 했습니다. 저 역시도 몰랐습니다. 회차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 유튜브 알고리즘의 추천 영상의 끈질긴 권유로 20분 가량되는 영상을 봤습니다. 하이라이트 부분들을 모아놓은 영상이라 그런지 정말 재밌었습니다. 당장 하이라이트 영상 이후에 이어질 내용이 궁금했지만, 영상에 달린 댓글들이 발목을 잡았었습니다. 혐한 작가의 소설 작품이 원작인 드라마라는 점이었습니다. 많은 댓글에 좋은 소재, 매력있는 배우들은 좋지만 혐한 작가의 원작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띄워주고 싶진 않기 때문에 아쉽지만 보지 않겠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런 쪽으로 좀 민감하고 싶은 편이라서 그 의견과 맥락을 같이 했습니다. 원래 드라마를 잘 보지 않기도 했기 때문에 그리 큰 결정도 아니었습니다. 안 보면 그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웬걸요? 하이라이트 영상들이 계속해서 알고리즘을 타고 제게 추천되고, 많은 리뷰 유튜버들이 리뷰를 해서 저도 모르게 계속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게 되고, 본 걸 또 보고 있는 제 자신도 발견했습니다. 결국 민족적 자긍심은 뒤로 한 채 중국 혐한 작가의 작품을 재미라는 마약으로 뇌와 이성을 마비시키고 철인왕후에 중독되어버리기로 하고 말았습니다.

 

일단 요즘 웬만한 건 넷플릭스에 있으니 검색해봤습니다. 없더군요.. 얄짤없이 오랜만에 주말마다 텔레비젼 앞으로 갔습니다. 한회한회, 한주한주 기다려서 보는 거 정말 딱 질색입니다.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근데 별 수 있나요. 볼려면 그렇게 해야죠. 어릴 때 한예슬, 오지호 주연의 환상의 커플을 볼 때 엄청 고통스러워하며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주말 드라마라 그런지 주말을 기다리는 마음이 쪼끔 더 설레고 행복하긴 했습니다.

 

<흥미로운 소재+흥미로운 소재>

현 시대의 청와대 셰프인 남성의 영혼이 사고로 인해서 과거 조선시대의 중전의 몸 속으로 들어간다. 듣기만 해도 아주 흥미롭습니다. 영혼 바뀌기에 타임슬립이라니.. 이런 비현실적인 소재에는 어쩔 수 없이 끌립니다. 요즘 대세라는 '회귀 설정'입니다. 주인공이 뭐든 다 알고 있고, 우월한 존재가 되어 지독한 악에 맞서고, 지독한 악이 갑자기 나타난 주인공의 미지의 능력에 당황하며 당하는 모습이 참으로 통쾌합니다. 

 

현대의 지식을 고스란히 과거의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장면들도 재밌었습니다. 특히, 삼향라면으로 조선의 대령숙수와 요리 대결을 벌이고, 콩피로 대왕대비의 마음을 얻는 장면에 빠져서 철인왕후를 본격적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맥두날두m, 용수감자, 포춘양갱(하나 더!) 등도 웃길려는 노림수가 뻔히 보였지만 재밌게 봤습니다. 

 

<아쉬운 점>

어디서 주워 들은 말 중에, 인터넷 강의를 팔아먹으려면 초반 오리엔테이션 영상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소설이나 드라마처럼 인기를 얻어야하는 것들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철인왕후도 그 전략처럼 느껴지는 것이.. 유튜브 영상으로 유입될 당시의 강력한 재미가, 막상 유입되어 본방 사수를 진행해보니 그다지 임팩트가 있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재미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히 볼만한 스토리 진행이었으나 어디까지 괜찮은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초반의 강력한 임팩트로 인해서 작품에 빠져들었기 때문에 약간은 관성적으로 보게 되었다는 것이고, 드라마를 일단은 한회한회 긍정적으로 재미있다라는 전제를 머릿속에 박아놓고 본 느낌이었습니다. 

 

멜로 라인도 아쉬웠습니다. 드라마라는 것이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중독성이 강한 매력의 주인공 커플의 로맨스도 드라마에 빠지게 하는 큰 요인이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스토리가 좀 엉성해도, 주인공 커플의 멜로 활약?만으로도 보는이의 감각을 마비시켜 드라마에서 헤어나오지 못 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철인왕후의 멜로는 몰입해서 보지 못 했습니다. 신혜선이라는 배우와 김정현이라는 배우는 충분히 매력적인 배우이며 훌륭히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그 둘의 러브 라인은 결국 김소용과 이철종이 아닌 장봉환과 이철종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최종회 때, 영혼회귀로 장봉환은 원래의 시간대로 돌아가고, 김소용만 남아서 김소용의 원래 말투, 어조가 나왔을 때는 보기 좋았습니다. 너무 짧아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소용의 몸에 들어왔던 봉환의 영혼과 관련된 얘기는 자세한 언급없이 넘어가는 것이 쪼금은 아쉬웠습니다. 보는 이의 입장에서 그런 신기한 현상은 작중 등장인물들이 언급해주면서 좀 심각해 해주고, 놀라고 해주길 바란다고 제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하하하..

 

그냥 좀 허전하다 하고 넘어가버리니 원 참...

<시간이 또 금방 흘러갔습니다>

드라마 같은 시리즈물은 완결까지 다 보고 나면 허탈합니다. 그리고 첫 편을 봤을 때를 떠올립니다. 아 이게 그 때부터 시작했었구나~ 그때쯤은 뭐하고 있었을 시긴데....언제 이렇게 시간이 갔나 하며 한 몇분 하염없이 되돌아보고, 괜히 웹사이트에 철인왕후 검색해서 사람들 반응도 검색해 보고, 메이킹 영상도 찾아보고 미련에 잠시 허덕입니다. 

 

이 드라마 역시 제 머릿속 추억의 한 편으로 자리매김하겠죠?

아무튼 철인왕후 20회까지 잘 봤습니다! 신혜선, 김정현, 설인아, 채서은 배우님 등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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