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찜해두었던 '가구야 공주 이야기'를 봤습니다.
일본의 한 산골에서 대나무를 캐며 살던 할아버지는 어느날 빛이 나는 대나무를 발견합니다. 대나무로 다가가보니 대나무가 빛나는 게 아니라 대나무 앞에 난 대나무순이 빛나는 것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대나무순을 바라보다가 대나무순이 갑자기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고 놀라서 나자빠집니다.
대나무순 안을 들여다보니 작은 인형 같은 아기가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 할배의 의역이 시작됩니다.
"아 내가 자식이 없으니까네 하늘에서 내한테 자식을 내리주셨구나! 감사합니다!"
할배는 마음대로 기이한 현상을 해석하여 아기를 양 손에 품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할배가 품고 온 아기를 본 할머니는 데려온 건 할배이지만 정작 키울 수 있는 것은 자신이라며 아기를 넘겨받습니다. 새로운 환경? 사람의 접촉? 무엇에 영향을 받는 것일까요? 손바닥만하던 아기는 할머니의 품으로 가자마자 갓 태어난 아기의 크기만큼 커집니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기 위해 근처 아기를 키우는 집으로 젖동냥을 가던 할머니는 갑자기 무언가가 느끼더니 아기에게 젖을 먹입니다. 할머니에게서도 갑자기 젖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아기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이런 신기한 현상을 일으키는 걸까요?
이 애니메이션에선 시간의 경과를 자주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기는 아주 빠르진 않지만 남들 보단 빠르게 꾸역꾸역 자랍니다. 동네 꼬마들은 노부부가 사는 집에서 아기를 우연히 봤고 그 아기가 실시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목격하고는 '대나무순'이라는 별명을 지어줍니다. 처음에는 놀리듯이 대나무순을 외쳤지만 나중엔 아기가 더 커서 뛰어다닐 수도 있게 되자 동네 아이들과 친해져서 잘 놀러 다닙니다.
한편, 할배는 생업인 대나무 캐기를 계속하던 중 또 한 번 대나무에서 빛이 나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번에는 대나무 앞의 죽순 같은 것에서 빛나는 것이 아니라 대나무가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대나무를 베어보니 안에는 사금이 가득했습니다. 할배는 이제 부자입니다.
아기는 대나무순으로 불리며 동네 친구들과 뛰어놉니다. 동네 친구 무리들 중에서는 스테마루라는 오빠가 가장 나이가 많은 모양입니다. 스테마루는 집안일을 도우면서 아이들과도 잘 놀아줍니다. 가끔씩 대나무순이 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때도 잘 구해줍니다. 대나무순이 어느 정도 자라서 여자아이 같은 느낌을 풍길 때 스테마루와 묘한 기류가 흐르긴 해서 러브라인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할배는 또 대나무 숲에서 대나무를 캐다가 빛나는 대나무를 또 발견합니다. 착하게 살아왔나봅니다. 참 다복하네요. 이번 발광죽에선 비단들이 마구 쏟아져 나옵니다.
할배는 그 길로 집으로 곧장 돌아와 비단들을 대나무순에게 보여주며, 할머니에게 얘기합니다.
"아무래도 내게 이런 기적이 계속 일어나는 것을 보아하니 하늘에서 우리 공주를 수도로 데려가서 고귀한 아가씨가 되게 해서 귀공자에게 시집 보내어 행복하게 만들어 주라는 것 같소. 나는 금을 들고 수도로 가서 저택을 짓겠소."
할배는 또 제멋대로 기이한 현상의 의미를 해석하여 수도를 왔다갔다 거리며 대나무숲을 떠날 준비를 합니다.
대나무순이 스테마루 오빠를 비롯한 동네아이들과 여느 때와같이 놀다가 내일을 기약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복장이 평소와 사뭇 다릅니다. 할배가 그 동안 계획해 왔던 공주를 수도로 데려가서 저택에서 키우며 고귀한 아가씨 만들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공주는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을 따라 수도로 갑니다. 수도에서 부모님은 귀족들의 옷차림을 합니다. 공주에게도 귀족의 옷차림을 입게하고 예절 선생님을 따로 모셔 귀족의 예절을 배우게 합니다. 공주는 예절 교육시간에 거부 반응을 보이며 장난스레 도망치곤 했지만 막상 누군가에게 배운 것을 선보일 때는 엄청난 습득 능력에서 나오는 실력을 보여주어 선생님과 주변 사람들이 감탄하곤 했습니다.
어느날 작중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해주지는 않지만 분위기와 대화의 의미를 봤을 때 공주가 첫 생리를 한 듯한 날에 할배는 공주가 어른이 되었다면서 축하해주며 잔치를 벌이자고 합니다. 그 전에 공주에게도 고귀한 이름을 지어주어야겠다고도 합니다.
공주의 이름을 짓기 위해서 아키타라는 사람을 초청합니다. 아키타는 공주를 보자마자 미모에 놀랍니다. 그리곤 바로 이름을 떠올립니다. '찬란하게 빛난다'라는 의미의 '가구야'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할배는 만족하며 감사를 뜻합니다.
가구야 공주의 소문은 점점 퍼져서 남자들이 매일 찾아와 구혼했습니다. 가구야는 절대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황자들에게도 가구야에 대한 소문이 퍼집니다. 황자들은 가구야의 집에 찾아와 서로 전설 속에나 나올 보물들의 이름을 대며 자신에게는 가구야가 그 보물과 같은 존재라며 가구야를 칭송합니다. 가구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나름 멋진 표현을 한다고 한 것이죠.
가구야는 황자들에게 각자가 말한 보물들을 찾아오면 결혼해주겠다고 합니다. 황자들은 황당해 하며 돌아갑니다.
3년 후,
포기한 줄 알았던 황자들이 하나 둘 찾아오거나 소식이 들려옵니다.
보석이 열리는 나뭇가지를 구해왔다는 황자, 불에 타지 않는 가죽을 구해왔다는 황자, 용의 머리에 있는 구슬을 찾으러 간 황자, 제비 자패?를 구하려던 황자, 부처의 돌그릇을 찾던 황자 등등.. 어떻게 됐을까요?
가구야의 소문은 결국 황제의 귀에까지 들어갑니다.
가구야는 과연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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